수십 년간 단순했던 자동차의 파워트레인 선택지(가솔린/디젤)는 최근 몇 년 사이 기술 발전과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MHEV, HEV, PHEV, EV/BEV, REEV, FCEV 등 복잡한 약어로 가득 차며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다양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그 구분이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토요타는 고객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토요타 호주 영업 및 마케팅 부사장 션 핸리(Sean Hanley)는 최근 '드라이브(Drive)'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MHEV)을 사용하는 차량은 진정한 하이브리드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핸리 부사장은 "우리의 견해로는 48볼트 보조 시스템은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48볼트를 HEV(하이브리드 전기차)로 계산하지 않는다. 그들은 하이브리드가 아니며,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 기술에 대한 이 세 가지 조건을 확실히 분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토요타의 이 임원은 소비자들이 실제로 무엇을 구매하는지 이해하도록 자동차 제조사들이 용어를 명확하게 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토요타는 일부 시장에서는 48볼트 차량을 하이브리드로 연관 짓고 있다. 예를 들어, 불과 몇 달 전 유럽에서 출시된 랜드크루저 하이브리드 48V와 하이럭스 하이브리드 48V가 대표적이다. 이 두 차량 모두 기존의 교류 발전기를 대체하는 전기 모터-제너레이터를 특징으로 하는 '전기화된 파워트레인'을 갖춘 것으로 설명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는 내연기관이 모터-제너레이터에 동력을 공급하고, 이 모터-제너레이터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재충전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시동-정지(Start-Stop) 작동을 더 부드럽고 조용하게 만들지만, 일반적으로 전기 동력만으로 차량을 움직일 수는 없다.
MHEV가 존재하는 이유는 최소한의 비용과 무게로 적절한 효율성 향상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48볼트 시스템은 정통적인 직병렬 하이브리드(HEV)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만큼의 연비는 따라잡을 수 없지만,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CO₂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저렴한 방법이다. 실제로 하이럭스의 경우, 48V 시스템으로 연비와 배출량을 5%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토요타는 MHEV의 장점으로 일반 내연기관차 대비 정지 상태에서의 가속과 감속이 더 선형적이며,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때 손실될 에너지를 회수하는 회생 제동 기능을 통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저장된 에너지는 엔진의 시동-정지 기능과 가속 시 보조 동력으로 사용된다.
한편, 토요타는 다양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외에도 배터리 또는 수소 연료 전지(FCEV)로 구동되는 순수 전기차(BEV/EV)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토요타 유럽의 제품 전략 및 마케팅 부사장인 안드레아 칼루치(Andrea Carlucci)는 최근 성명에서 "모든 유형의 응용 분야"와 호환되는 새로운 가솔린 엔진군을 개발 중이라고 밝혀, 주행거리 확장형 전기차(REEV)의 배터리 충전용 발전기로 이 엔진을 활용하여 거의 모든 파워트레인 범주를 포괄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