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 제한 조치로 인도 자동차 생산이 수일 내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인도 자동차 제조업체 및 관련 산업 단체 문서에 따르면,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부가 베이징에 수출 제한 완화를 위해 즉각 로비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자동차, 청정 에너지, 가전제품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희토류 자석은 전 세계 처리 용량 90% 이상을 중국이 통제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부터 기업이 자석 수입 허가를 베이징으로부터 받도록 요구하는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에 대한 대응 차원이지만,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미공개 문서에 따르면, 인도 자동차 제조업 협회(SIAM)는 지난주 상무부 고위 관리들과의 회의에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들의 희토류 자석 재고가 5월 말까지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SIAM은 지난 19일 마루티 스즈키(Maruti Suzuki), 마힌드라 & 마힌드라(Mahindra & Mahindra), 타타 모터스(Tata Motors) 등 주요 자동차 기업 임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발표된 문건에서 "5월 말이나 6월 초를 시작으로 자동차 산업 생산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SIAM은 지난 4월 4일부터 중국 항구에 보관된 자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인도 정부의 개입을 요청하고 있다. 중국이 폭스바겐(Volkswagen)을 포함한 일부 자석 생산업체의 수출 허가를 취소한 사례가 보고된 가운데, 복수의 자동차 산업 임원들은 베이징과 뉴델리 간의 긴장 관계가 인도의 신속한 승인 기회를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에 대해 뉴델리 주재 중국 대사관은 법률 및 규제 요건에 따라 "규정 준수 무역을 적극적으로 촉진하고 간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사관 측은 성명을 통해 "중국이 이러한 품목에 대해 합법적으로 수출 통제를 부과하는 것은 국가 안보와 이익을 더 잘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희토류 자석은 전기 자동차 모터의 핵심 구성 요소일 뿐만 아니라, 기존 자동차의 파워 윈도우나 오디오 스피커와 같은 부품에도 필수적이다. 중국이 부과한 조치는 고성능 희토류 수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제한 조치 시행을 둘러싼 혼란으로 인해 저가형 자석의 선적도 항구에서 보류되고 있는 실정이다.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4월 영구자석 수출량은 2626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는데, 이는 봉쇄 조치 이후 첫 달이었다.
인도의 자동차 부문은 지난 3월 31일로 마감된 회계연도에 대부분 중국으로부터 460톤의 희토류 자석을 수입했으며, 올해는 3000만 달러 상당의 700톤을 수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SIAM과 인도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협회(ACMA)는 인도 정부에 제출한 별도 문서에서 "수입 희토류 자석의 가격은 차량에 비해 미미하지만, 부품이 하나도 부족하더라도 차량을 제조할 수 없다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SIAM 문서에 따르면 인도 기업들은 수입 절차의 복잡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인도 관련 부처 승인과 자석이 군사적 목적이 아니라는 '최종 사용 인증서'를 포함한 문서를 필요로 하며, 이 문서들은 뉴델리 주재 중국 대사관의 검증을 거쳐야만 기업의 중국 공급업체로 보내지고, 이후 중국 당국이 허가를 발급하는 방식이다. SIAM은 인도 정부가 수입업자의 신청서를 "몇 시간 내에" 승인하고, 중국 대사관과 상무부에 '긴급하게' 승인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힌드라, 마루티, 타타, SIAM, ACMA 및 인도 상무부와 외무부는 로이터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아 사안의 민감성을 보여주었다. 희토류 자석을 둘러싼 미중 무역 갈등 여파가 인도 자동차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며,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