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자동차 산업을 이끌었던 유럽이 지금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발레오, 스텔란티스, 보쉬 등 유명 자동차 부품 및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몇 달 동안 잇따라 유럽 내 공장 폐쇄와 대규모 해고를 발표하며 산업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외신이 보도했다. 얼마나 많은 기업이 시름하고 있고, 무엇이 유럽 자동차 산업을 이토록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을까?
공장 폐쇄와 대규모 해고 기업들
발레오: 프랑스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으로 유럽에서 약 1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할 예정이다. 구조 조정으로 프랑스 공장 두 곳이 폐쇄된다.
스텔란티스: 프랑스-이탈리아 자동차 제조업체로 11월 26일 영국 남부에 있는 복스홀(Vauxhall) 밴 공장을 폐쇄할 계획 이라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1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없어질 위험에 처하게 됐다. 피아트 500 전기 버전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이탈리아 미라피오리에 있는 본사 공장의 조립 작업을 반복적으로 중단했다. 이탈리아에 있는 공장을 폐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보쉬: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로 지난달 22일, 주로 독일 사업장을 중심으로 크로스 도메인 컴퓨터 솔루션 및 조향 부문에서 2032년까지 일자리 5500개를 감축하고, 일부 직원의 근무 시간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포드: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로 지난달 20일에 독일과 영국에서 4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럽 근로자의 14%에 해당한다.
미쉐린: 프랑스 타이어 제조업체로 11월 5일, 프랑스 서부에 있는 두 공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약 1250개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셰플러: 독일 기계 및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로 자동차 및 산업 분야 수요 감소로 타격을 입어, 11월 5일 독일에서 47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
폭스바겐: 유럽 최대의 자동차 제조업체로 비용 절감을 위해 노조와 강력한 협상에 돌입하면서, 독일에서 수천 개의 일자리를 감축하고 공장을 폐쇄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지난 7월 9일, 고급 전기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저조함에 따라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를 생산하는 30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벨기에 브뤼셀 사업장을 매각을 발표했다.
다임러 트럭: 세계 최대의 트럭 제조업체로 지난 8월 1일, 독일의 트럭 제조 사업부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단축하고 일자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무엇이 유럽 자동차 산업을 이토록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는 공장 폐쇄와 일자리 축소의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수요 감소와 높은 생산 비용
경기 침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심화로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력이 감소하면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높은 에너지 비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동차 생산 비용이 상승했고, 이는 자동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공급망 차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된 공급망 차질은 생산 계획을 어렵게 만들고, 비용 상승을 야기했다.
저가 중국 자동차의 거센 추격
전기차 기술력 향상: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전기차 기술력을 빠르게 발전시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저렴한 가격 경쟁력: 저렴한 생산 비용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에 저렴한 전기차를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대대적 정부 지원: 중국 정부는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 지원을 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 기업들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유럽의 느린 전기차 전환
인프라 부족: 유럽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속도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만들고 있다. 고급 전기차에 대한 수요 부진: 고급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하여 관련 생산 시설의 가동률이 낮아지고 있다. 내연기관차 규제 강화에 대한 부담: 유럽연합(EU)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는 자동차 업체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