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메뉴
검색버튼

뉴스

[르포] 빗속에서 태백을 울린 ‘2025 할리데이비슨 호그 랠리’ 성료

약 2천 명 참가,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선두 투입… 기부 라이딩부터 공연까지 '찐 팬'들의 축제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5-27 06:35

공유하기

닫기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

텍스트 크기 조정

닫기
할리데이비슨 호그 랠리 이벤트에서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할리데이비슨 호그 랠리 이벤트에서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강원도 태백은 다시 한번 굉음을 울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할리데이비슨 호그 랠리(H.O.G. Rally)’가 올해도 태백을 무대로 열렸다. 23일부터 사흘간 태백종합운동장과 시내 일대에서 진행된 이 대형 모터사이클 축제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약 2000여명의 라이더와 팬들이 함께하며 도시를 들썩이게 했다.

올해 날씨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출발 시엔 간간히 흐린 하늘이 이어졌고, 이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궂은 날씨는 참가자들의 열정을 꺾지 못했다. 특히 24일 오전 11시경 진행된 '기부 라이딩'은 공도에 펼쳐진 무지개처럼 멋진 장관을 연출했다. 비록 촉촉한 노면일지라도 안전을 배경으로도 했다. 약 1000여대의 할리데이비슨 바이크가 길게 줄을 지어 태백 시내를 누볐다. 선두에는 이번 행사에 특별히 투입된 오프로더, 이네오스 그레나디어(INOES Grenadier)가 자리했다. 차봇모터스가 국내 공식 수입하는 이 모델은 평소 보기 힘든 특유의 밀리터리풍 외관으로 시선을 끌었고, 기부 라이딩의 리드 차량으로 우직하게 길을 이끌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번 기부 라이딩으로 모인 수익금은 희귀난치성 질환 환우 지원을 위해 기부될 예정이다. 단순한 라이딩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행사의 의미가 더했다.

행사장 한쪽에는 이네오스 브랜드의 판매 부스도 마련됐다. 참가자들과 시민들이 차량을 둘러보며 문의를 하고 직접 탑승해보는 모습도 보였다. 강인한 오프로더 감성과 ‘진짜 4X4’에 대한 관심은 바이크 팬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된 듯했다.
커스텀 할리데이비슨 바이크가 랠리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커스텀 할리데이비슨 바이크가 랠리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행사장에는 다양한 바이크 모델들도 대거 출동했다. 역시 이런 눈요기는 호그 랠리의 하이라이트다. 롱 포크가 인상적인 커스텀 차퍼부터 정통 투어링 모델인 할리데이비슨 로드 글라이드(Road Glide)와 스트리트 글라이드(Street Glide) 시리즈, 그리고 도시형 크루저인 스포스터(Sportster) S까지 다양한 장르가 한데 모였다. 블랙과 크롬의 조화, 하드 케이스 위에 깃발을 단 모델들, LED 커스텀 튜닝이 더해진 머신들은 각자 하나의 전시장처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후에는 라이브 공연도 이어졌다. 23일에는 가수 배기성이 등장해 초반 분위기를 달궜고, 24일에는 록의 전설 김종서가 무대에 올랐다. ‘겨울비’, ‘대답 없는 너’ 등 히트곡을 연이어 선보이며 빗속의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우비를 입고 비를 맞으며 손을 흔들던 참가자들의 모습은, 단지 음악에 취했다기보다는 이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연대감을 보는 듯했다.

또한, 바이크 커스터마이징 콘테스트, 어린이를 위한 미니 바이크 체험존, 라이딩 세미나 등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행사장 곳곳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행사장 내 마련된 푸드트럭과 머천다이즈 존에서도 기념품을 구입하고, 함께한 시간을 기념했다.

한 참가자는 “비가 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린 같이 달리고, 같이 머무르고, 같이 웃는 거다. 이게 호그의 매력”이라며 한껏 멋진 말을 내뱉었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2025 코리아 내셔널 호그 랠리’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마무리됐다. 엔진의 울림, 깃발의 물결, 우비 속 환한 표정들. 이는 단순한 행사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저작권자 © 글로벌모빌리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승기
기획·이슈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