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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공도를 위해 ‘다카르 랠리’에서 태어난 자동차들

극한의 사막에서 태어난 기술, 이제는 일상의 도로 위로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5-3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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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파제로 다카르 랠리 모델 사진=미쓰비시이미지 확대보기
미쓰비시 파제로 다카르 랠리 모델 사진=미쓰비시
세계에서 가장 거칠고 험한 오프로드 랠리로 꼽히는 ‘다카르 랠리’는 9000km에 달하는 모래언덕과 자갈길, 사막을 넘나드는 이 경주다. 차의 성능은 물론 인간과 기계의 인내를 함께 시험한다. 그래서인지 자동차 브랜드들은 이 시험장에서 기술력을 갈고닦는다. 다카르 랠리 출전 경험을 바탕으로 양산차로 이어진 대표적인 차들을 살펴봤다.

미쓰비시 파제로 – “전설을 남기고 떠나다”

다카르 랠리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모델은 미쓰비시 ‘파제로’다. 우리에게는 현대 갤로퍼의 선조격으로 알려진 모델이다. 2000년대 초에는 미쓰미시 브랜드가 국내 진출해 최신 모델을 판매하기도 했었다. 다시 경기로 돌아가 1985년부터 다카르에 출전한 파제로는 2007년까지 무려 12번의 종합 우승을 기록하며 ‘사막의 제왕’이라 불렸다. 초기에는 순정형에 가까운 차량으로 출전했지만, 이후 전용 랠리카로 발전하면서도 시판 모델의 설계 철학은 유지됐다.
양산형 파제로는 이런 모터스포츠 경험을 토대로 오프로드 성능과 내구성을 개선하며 전 세계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특히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중동, 유럽에서 레저·군용·구호 차량으로도 활약했다. 아쉽게도 2019년 단종되지만, 이후에도 중고차 시장에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며 그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푸조 3008 맥시 다카르 모델 사진=레드불 레이싱이미지 확대보기
푸조 3008 맥시 다카르 모델 사진=레드불 레이싱

푸조 3008 – “사막의 우승 DNA를 담다”

푸조는 1987년부터 1990년까지 ‘205 T16’과 ‘405 T16’으로 4연속 다카르 우승을 차지하며 오프로드 강자의 이미지를 확립했다. 특히 후륜 조향과 센터 디퍼렌셜 락 시스템, 경량 바디 등을 접목시킨 랠리카는 후에 PSA 그룹 기술력의 집약체로 평가받았다. 지금 한국에서의 푸조 인지도를 생각하면 정말 이런 일이 있었나 싶다.

이후 2016년, 푸조는 ‘2008 DKR’과 ‘3008 DKR’을 앞세워 랠리에 복귀했고, 2017년에는 3008 DKR로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다. 이때부터 푸조의 SUV 전략은 본격화됐고, 시판형 3008은 디자인 측면에서 DKR의 아이덴티티를 가져왔다. 다카르 머신과 같은 섀시 구조는 아니지만, ‘스타일과 강인함의 조화’라는 키워드가 소비자 모델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X-레이드 팀과 함께 제작한 미니 올4 레이싱 다카르 버전 사진=X-레이드이미지 확대보기
X-레이드 팀과 함께 제작한 미니 올4 레이싱 다카르 버전 사진=X-레이드

미니 컨트리맨 JCW – “레이싱 DNA를 품은 일상형 SUV”
‘미니’라는 이름은 작고 귀여운 도시형 해치백을 연상시키지만, 다카르 랠리에서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BMW 산하에 들어간 이후, 미니는 X-레이드 팀과 함께 ‘미니 올4 레이싱’으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이후 후속 모델 ‘JCW 버기’는 2020년 대회 우승을 가져오며 브랜드의 전통을 이었다.

이 경험은 현재 시판 중인 ‘미니 컨트리맨 JCW’ 모델에도 이어진다. 이 모델은 전륜구동 기반의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사륜구동 시스템과 스포츠 드라이빙 모드, 차체 강성 등에서 다카르 머신의 DNA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작지만 강한 SUV’라는 포지셔닝은 바로 이 다카르 랠리 경험에서 출발한 셈이다.

가주레이싱 토요타 하이룩스 다카르 랠리 버전 사진=토요타이미지 확대보기
가주레이싱 토요타 하이룩스 다카르 랠리 버전 사진=토요타

토요타 하이럭스 – “도전은 계속된다”

‘하이럭스(Hilux)’는 다카르 랠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픽업트럭 중 하나다. 토요타는 2010년대 중반부터 ‘토요타 가주 레이싱(GAZOO Racing)’ 팀을 통해 하이럭스를 개조한 경주차를 출전시켰고, 2019년과 2022년, 2023년에는 다카르 랠리 우승까지 차지하며 픽업트럭의 강력한 가능성을 증명했다.

양산 모델 하이럭스는 유럽, 동남아, 호주 등지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며, 최근 국내 도입 여부가 수차례 검토되기도 했다. 일반 모델에서도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된 ‘하이럭스 GR 스포츠’와 같은 트림이 등장하고 있으며, 오프로드 서스펜션, 차체 보강, 사륜구동 시스템 등을 통해 실제 랠리에서 입증된 성능을 일상용으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용 하이럭스는 물론 탄소복합소재 바디, 전용 레이싱 엔진 등을 탑재하지만, 기본 플랫폼과 4WD 시스템의 철학은 일반 하이럭스와 공유된다. 도심보다 사막에 어울리는 이 픽업은, 다카르에서 검증된 생존력을 토대로 소비자 신뢰를 얻어낸 대표 사례다.

이외에도 포드 F-시리즈나 포르쉐 911, 레인지로버, 시트로엥 비자, 벤츠 208GE, 토요타 랜드크루즈, 폭스바겐의 투아렉 등 많은 오프로더들이 죽음의 사막을 달리며 이름을 날렸고 그러한 실적은 일반 모델의 판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국산차들은 아직 다카르 랠리에 참가하고 있지는 않지만, WRC(World Rally Championship) 등을 통해 랠리에 대한 준비를 꾸준히 해나가는 중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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