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어디서 타도 아틀라스는 첫인상이 분명한 차다. 시승차는 짙은 블루 계열 메탈릭 컬러가 차체 면을 또렷하게 살려준다. 빛을 받으면 푸른 기가 선명히 올라오고, 그늘에서는 한 톤 눌린 네이비로 변한다. 대형 SUV는 자칫 ‘부피’만 커 보이기 쉬운데, 이 색은 차체를 단정하게 정리해준다. 창문 테두리와 하단 라인에 들어간 크롬 포인트도 과하지 않게 고급감을 보탠다.
서두가 길었지만, 디자인의 키워드는 ‘정직함’이다. 전면부는 폭스바겐 특유의 수평 라인이 중심을 잡고, 범퍼 양끝 세로형 장식이 차체 높이를 강조한다. 측면은 더 설득력이 있다. 긴 휠베이스와 곧게 뻗은 캐릭터 라인이 “이 차는 공간을 위해 태어났다”는 메시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휠은 20인치급으로 투톤 멀티 스포크 디자인인데, 덩치 큰 차체에 맞춰 비례를 깔끔하게 잡아준다. 덕분에 옆모습이 덜 둔해 보이고, 트림의 ‘상위 느낌’도 살아난다.
실내는 ‘실용성으로 밀어붙이는 독일차’라는 정체성이 그대로다. 대시보드에 길게 이어진 우드 트림이 차가운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디지털 계기판과 넓은 센터 디스플레이가 시야 중심을 간결하게 정리한다. 버튼과 조작계는 요즘 유행처럼 과시적이지 않지만, 대신 한 번에 이해되는 레이아웃이 장점이다. 센터 콘솔은 컵홀더와 수납공간을 넓게 확보해 “대형 패밀리카는 결국 이런 데서 점수를 딴다”는 걸 보여준다. 시트의 퀼팅 패턴과 두툼한 쿠션감도 장거리 주행을 염두에 둔 구성으로 읽힌다.
그리고 이 차의 정체성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 파워트레인이다. 아틀라스는 ‘강력함을 과시하는 엔진’이라기보다, 큰 차체를 매일 쓰기 좋게 움직여주는 쪽에 초점을 맞춘다. 출발부터 가속까지가 과하게 들뜨지 않고, 속도를 올릴수록 힘이 자연스럽게 붙는 타입이다. 이런 성격 덕분에 도심에서는 부드럽게, 고속에서는 여유 있게 흐름을 따라간다. 대형 SUV에서 중요한 건 결국 “언제든 가족과 짐을 싣고도 부담 없이 달릴 수 있느냐”인데, 아틀라스는 그 질문에 꽤 담백하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아틀라스의 진짜 매력은 결국 ‘공간’이다. 티구안을 타며 “폭스바겐 감성은 좋은데, 패밀리 용도로는 뭔가 아쉽다”고 느꼈던 소비자라면 아틀라스는 딱 맞는 해답이다. 차체가 커지면서 1열과 2열은 물론이고 적재 공간까지 “여유가 기본값”으로 바뀐다. 유모차, 캠핑 장비, 가족 이동까지, 이 차는 목적 아주 명확하다. 창 면적과 개방감도 좋아 실제 체감 공간이 더 크게 느껴지는 편이다.
주행은 의외로 ‘큰 차 같지 않다’는 쪽에 가깝다. 물론 저속에서의 무게감은 존재하지만, 핸들링이 둔하다고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폭스바겐의 다른 차들과 마찬가지로 조향 질감이 단단하고, 차체 움직임이 예측 가능한 편이다. 큰 차임에도 코너에서 허둥대지 않고, 차선을 바꾸거나 고속으로 흐름을 탈 때도 불안감이 크지 않다. “티구안의 질감을 그대로 키워 놓은 느낌”이라는 말이 가장 잘 맞는다.
아틀라스는 화려한 신기술로 시선을 끄는 차가 아니다. 대신 패밀리 SUV가 매일 겪는 현실, 바로 공간이나 수납, 탑승과 편의, 그리고 장거리 피로도를 정면으로 풀어낸 차다. 티구안이 ‘좋았는데 작았다’고 부족하다고 느꼈던 운전자에게, 아틀라스는 가장 폭스바겐다운 방식으로 그 아쉬움을 해결한다. 큰데도 과장되지 않고, 실용적인데도 싸 보이지 않는다. 그 지점에서 이 차는 선택 이유가 또렷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