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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7만 달러' 도박.. 머스크는 인도 EV 시장을 깰 수 있을까

인도내 첫 쇼륨 오픈 모델 Y SUV 판매, 가격 1억 넘어 미국의 2배 육박
인구 17억 명 예상 거대 시장.. 중산·부유층 급격 증가 예측 '잠재력 무한'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7-1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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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마침내 세계에서 3번 째로 큰 인도 자동차 시장에 발을 들였다. 첫 쇼룸을 뭄바이에 열고, 두 번째는 뉴델리에 곧 개장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도에서 판매되는 모델 Y의 가격은 미국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싼 7만 달러(약 9700만 원)에 육박한다. 평균 연봉이 4200 달러(약 580만 원)에 불과한 인도에서 이는 엄청난 금액이다. 과연 테슬라는 이러한 가격 장벽을 넘어 인도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까?

터무니 없는 가격표.. 초기 인지도 구축에 중점


16일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인도에 모델 Y SUV 후륜 구동 모델을 약 7만 달러, 롱레인지 모델을 약 7만9000 달러(약 1억960만 원)에 판매한다. 이는 미국 가격인 4만4990 달러(약 6200만 원, 세금 공제 전)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가격은 인도가 수입 전기차에 부과하는 70~100%에 달하는 높은 관세 때문이다.

이러한 터무니없는 가격표는 테슬라가 당장 인도에서 대규모 판매를 기대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현재 인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이지만, 전기차 판매량은 전체의 3% 미만에 불과하다. 분석가들은 테슬라가 초기에 판매량보다는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고 시장 수요를 시험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뭄바이 쇼룸은 개장일부터 꾸준한 인파를 끌어모았지만, 이것이 실제 구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테슬라는 인도 정부가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인하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이전에 인도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유망하다고 언급했지만, 높은 관세가 진입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인도 정부는 최근 현지 공장 건설과 상당한 국내 투자를 약속한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해 수입 전기차에 대한 세금 감면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테슬라는 인도에 현지 공장을 건설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판매되는 모델 Y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수입될 예정이다. 만약 관세 인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테슬라가 인도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현재 인도에 16개의 슈퍼차저를 설치하고 애프터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현지 인력을 고용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이다.

인도 중산층·부유층 급격 증가, 테슬라에 기회


인도는 2050년까지 인구가 거의 17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산층 및 부유층 가구의 급격한 증가가 예측되는 거대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다. 이러한 인구 통계학적 변화는 테슬라에게 장기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경쟁 또한 치열하다. 이미 BYD와 BMW, 메르세데스-벤츠와 같은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인도의 고급 EV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특히 BYD는 전 세계적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어 테슬라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

테슬라 인도 진출은 미국과 인도 간 무역 협상과도 맞물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위협하면서, 인도 정부는 양자 무역 협정 체결에 적극적이다. 이러한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향후 관세 인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테슬라에게 큰 이점이 될 것이다.
테슬라가 인도에 선보이는 모델 Y SUV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가 인도에 선보이는 모델 Y SUV


머스크 인도에 관심, 인도서도 테슬라 환영


일론 머스크의 인도에 대한 관심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회담은 테슬라에게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모디 총리 역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인도 정책을 개혁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도의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테슬라 진출을 환영하며 경쟁을 통한 혁신을 기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테슬라가 인도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도의 성장 잠재력과 테슬라의 브랜드 파워를 고려할 때, 이번 진출은 단순한 도박이 아닌 미래를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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