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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7인승인데, 스트레스가 없다”...3세대 푸조 5008

7인승 SUV의 문법을 다시 쓴 푸조 5008의 결정적 변신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2-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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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5008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푸조 5008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차의 성격은 고속도로보다 골목에서 먼저 드러난다. 큰 차는 골목에서 긴장하고, 작은 차는 여유롭다. 그거면 됐다.

지난 2일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초청을 받아 3세대 5008을 김포 포레리움에서 인천 아이나 카페까지 시승하는 기회를 얻었다. 골목과 생활도로를 섞어 달려본 이 차는 아주 솔직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사실 이 차의 매력은 스펙표가 아니라 운전자의 어깨에서 느껴지는데, 힘을 과시하지 않고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식으로 설명한다.

보통 7인승 SUV를 골목으로 몰고 들어가면 생각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차폭, 회전 반경, 보닛 끝 감각. 최근에는 대형 건물의 주차장이 매우 그러하다. 하지만 5008은 그런 계산이 필요없다. 차폭 감각이 명확하고, 앞머리가 가볍다. 좁은 교차로에서 핸들을 꺾을 때 “한 번 더 꺾어야 하나?” 같은 망설임이 없다. 운전자가 차를 재는 시간이 줄어든다. 이건 꽤 큰 장점이다.
그럼 “공간활용이 되지 않지 않냐?”라고 되물을 수 있다. 그래서 푸조는 애써 노력해 차를 키웠다. 이전 세대보다 16cm 차체 길이를 늘렸고, 6cm 휠베이스를 당겼다. 차폭도 조금 늘어났다. 실내 공간은 조금 더 넓어졌고 짐도 조금은 더 실을 수 있도록 영리한 구조도 실현했다. 시트는 평탄화를 이뤘고 전고는 크게 불편하지 않도록 파노라마 선루프를 커다랗게 갖다 붙였다. 이정도면 두 어시간 여정에 필요한 공간으로 충분하다.

그럼 퍼포먼스가 머릿 속에 떠오른다. 예상대로 저속에서의 반응이 매우 민첩하다. 신호대기 후 출발, 주차장 램프, 이면도로의 급한 차선 변경까지. 차가 크다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큰 차를 몰 때 생기는 그 미묘한 긴장이 없다. 골목이 편하면, 일상이 편해진다.
푸조 5008 인테리어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푸조 5008 인테리어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대부분의 7인승은 문제를 덩치로 해결한다. 공간을 늘리고, 무게를 더한다. 대신 민첩함을 포기한다. 5008은 반대로 갔다. 차체 비례와 레이아웃을 다듬는 쪽을 택했다. 그래서 회전 교차로에서도 앞머리가 가볍게 돌아 나가고, 차폭은 여전히 손안에 들어온다. 큰 차를 운전하고 있다는 자의식이 줄어드는 것, 이게 바로 기동력의 본질이다.

기동력을 완성하는 또 하나의 열쇠는 스마트 하이브리드다. 전기모터를 변속기에 집어넣은 구성은 설명만 들으면 복잡하지만, 체감은 단순하다. 출발이 매끄럽고, 가속이 끊기지 않는다. 엔진과 변속기가 바뀌는 순간을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퍼포먼스는 부족하지 않다. 괴력으로 밀어붙이는 타입은 아니지만,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 정확히 나온다. 그 덕분에 연비가 따라온다. 짧은 시승 동안 20km/ℓ 언저리가 찍혔다. 전기차만큼은 아니어도, 7인승 SUV로서는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지는 수치다.

아이-콕핏은 여전히 개성적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전 세대까지의 고전적 방식을 더 선호한다. 작은 스티어링 휠과 위쪽 계기판은 익숙해지면 시선 이동을 줄여준다. 골목에서, 생활도로에서 이 차가 편한 이유 중 하나다. 서스펜션은 노면을 부드럽게 걸러내면서 차체는 흐트러지지 않는다. 승차감은 딱딱하지만, 불편하지 않을 정도다. 가족을 태운 차라는 본분을 잊지 않으면서도, 운전의 재미를 포기하지 않는 딱 그정도 말이다.

3세대 5008은 “항상 가득 태우는” 7인승이 아니다. 평소엔 민첩하게, 필요할 땐 넉넉하게. 그래서 8기통의 힘으로 물리 법칙을 누르지 않는다. 몸집을 키우지 않고, 시스템을 다듬고, 효율을 끌어올린다. 프랑스차다운 선택이고, 무엇보다 아주, 매우 일상적이라는 게 마음에 든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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