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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1300만원부터 7억원까지?...한국 차 시장의 ‘극과 극, 끝단 보고서'

모닝과 팬텀, 쏘렌토와 MC20…숫자와 취향이 갈라놓은 한국 자동차 시장의 최전선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3-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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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모닝(왼쪽), 롤스로이스 팬텀 사진=AI 합성, 원본 각사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모닝(왼쪽), 롤스로이스 팬텀 사진=AI 합성, 원본 각사
예전과 달리 이제 한국의 자동차 시장은 ‘K'라는 알파벳이 앞머리에 달라붙는 ‘국뽕’의 한 켠에 두어도 무방한 수준에 올랐다. 이제 한국 자동차 시장은 단일한 흐름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경차와 하이퍼 럭셔리 세단, 실용성을 극대화한 하이브리드 SUV와 존재 자체가 목적이 된 초고가 모델이 같은 도로 위에 공존한다. 가격, 크기, 판매량, 실용성까지 살펴볼 '끝단'도 다양하다.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살 수 있는 차만 놓고 시장의 양 끝 어딘 지를 짚어봤다.

가격의 극단 : 가장 싼 차 vs 가장 비싼 차

한국 시장에서 진입 장벽이 가장 낮은 차(신차 기준)는 기아 모닝이다. 기아 공식 가격 기준 모닝은 1300만 원대에서 시작하며, 경차 혜택과 낮은 유지비를 앞세워 여전히 ‘국민 도심차’ 역할을 수행한다. 그래서 그런지 중고차 판매 가격 방어도 매우 좋은 차다. 3595mm의 짧은 전장은 복잡한 도심 환경에 최적화돼 있고, 자동차를 이동수단으로 인식하는 현실적인 소비자에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로 남아 있다.
반대편 끝에는 롤스로이스 팬텀이 있다. 롤렉스 명품 시계 브랜드처럼 자동차 계의 영원한 명품 브랜드다. 그런 만큼 우리 나라 최고가 차량도 이 브랜드에 있다. 국내 공식 판매 모델 가운데 최상위 가격대를 형성하는 차는 팬텀이다. 공식적으로 기본 모델(커스터마이징 제외) 이 7억 원을 훌쩍 넘는 가격표를 달고 있다. 이동 수단으로 보기보다 ‘움직이는 럭셔 공간’으 보는 게 맞다. 가격 격차는 곧 우리 나라가 자동차를 바라보는 소비 인식의 간극을 상징하기도 한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SV 사진=캐딜락이미지 확대보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SV 사진=캐딜락

크기의 극단 : 가장 작은 차 vs 가장 큰 차

차체 크기에서도 양극화는 분명하다. 가장 작은 축에는 다시 기아 모닝이 자리한다. 경차 규격에 맞췄으니 당연할 수도 있다. 작으니 싸다라는 것도 논리적이다. 대신, 최대 효율을 추구한 패키징은 도심 주행과 주차 환경에서 경차 수준을 훌쩍 뛰어 넘는다. 500만원에 ‘깡통' 티코를 살 수 있었던 시대는 아주 멀리 지나갔다는 뜻이다.

반대로 국내 공식 판매 SUV 가운데 최대급 차체를 자랑하는 모델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SV. 전장 약 5790mm에 달하는 에스컬레이드 ESV는 3열과 적재공간을 모두 ‘여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다. 좁은 골목을 전제로 설계된 경차와, 미국식 공간 철학이 반영된 초대형 SUV는 크기만큼이나 쓰임새도 완전히 다르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기아

판매량의 극단 : 가장 많이 팔린 차 vs 가장 적게 팔린 차

2025년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모델은 기아 쏘렌토. 가장 많이 팔렸다는 건 '딱 중간이다'라는 말과 바꿀 수도 있다. 국민 소득의 중간, 중산층을 대표하는 구간이라는 뜻도 된다. 현대차 쏘나타 혹은 그랜저가 지켜오던 자리다. 물론 생존 전선을 반영하는 포터와 봉고는 예외다. 이번 쏘렌토는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파워트레인 구성과 패밀리 SUV 수요가 맞물리며 연간 수만 대 이상 판매되는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혔다. ‘공간·연비·가격’의 균형이 시장의 선택으로 이어진 대표 사례다.

반면 판매량의 반대편 끝에는 마세라티 MC20 같은 초고성능 슈퍼카가 위치한다. 극소수를 위한 희소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들 중에서도 최고가의 롤스로이스 팬텀보다 판매량이 적다는 건 재고가 필요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연간 판매량 한 자릿수 또는 수십 대 수준에 그치지만, 다만 이 차의 목적은 단순히 판매량이 아니다. 브랜드 기술력과 상징성을 드러내는아이콘’으로 존재한. 마세라티 브랜드 엔트리 모델인 그레칼레의 수백대 판매량을 보면 이해가 된다.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

실용성의 극단 : 가장 실용적인 vs 가장 비실용적인 차


실용성의 기준을 연비·공간·유지비로 놓고 보면,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는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다. 20km/L 안팎의 연비, 준중형 세단의 공간, 합리적인 가격대까지 갖춰 일상 이동 수단으로서의 효율을 극대화했다. 연비 혹은 전비만 따진다면 EV3가 등장해야 맞겠지만, 편의성이 녹아든 실용성으로 고민해야 제대로 된 자동차 생활 절약법이 된다.

반대로 실용성의 반대편에는 무식한 덩치를 갖고 있는 풀사이즈 픽업트럭 GMC 시에라다. 이젠 매머드급이 된 6.2리터 V8 가솔린 엔진을 얹고 있으며 괴물같은 최고출력 426마력을 내뿜는다. 그만큼 연비는 6.6km/ℓ로 매우 낮은 편다. 도심 5.9km/ℓ, 고속 7.8km/ℓ 수준인데, 대형 픽업 특성을 반영한 수치다. 이러한 연비는 국내에SU승용차를함한 승용용 차량으로 비교하면 최하위권에 속다. 다만, 픽업트럭이라는 특징 덕분에 실용성을 어느 정도 챙겨간다.

현대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자동차

디자인의 극단 : 모두가 인정하는 멋 vs 논쟁적인 외형


디자인은 수치로 단정할 수 없지만, 시장의 반응은 분명하다. 클래식한 비율과 존재감으로 ‘멋’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는 모델이 있는 반면, 파격적인 전면부와 실험적 디자인으로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차도 있다. 이 역시 2025년 한국 자동차 시장이 단일한 미적 기준에서 벗어났음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포르쉐 마칸이 가장 인기 있는 차로, 가장 논쟁적인 외형은 현대차 팰리세이드로 꼽아봤다.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극단’은 예외가 아니다. 경차와 초럭셔리카, 베스트셀러와 상징적 소량 판매 모델은 각자의 방식으로 시장을 구성한다. 자동차는 더 이상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이동수단, 생활도구, 취향의 표현, 자산의 일부까지. 그 모든 스펙트럼이 한 시장 안에 공존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낄 필요는 있어 보인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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