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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열전]메르세데스-벤츠 vs. BMW: 10년 경쟁의 기록과 현장 분석

프리미엄 양강의 질주, '럭셔리'와 '드라이빙'의 격돌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10-2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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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왼쪽), BMW 3시리즈(오른쪽)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왼쪽), BMW 3시리즈(오른쪽) 사진=각사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의 양대 산맥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지난 10여 년간 글로벌 시장과 한국 시장에서 판매량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벤츠는 오랜 역사와 궁극의 럭셔리 이미지 및 안락함을, BMW는 역동적인 주행 성능과 혁신을 내세워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을 선도해왔다.

판매 실적: 한·독 시장에서 번갈아 왕좌를 차지하다

두 브랜드의 지난 10년 판매량은 글로벌과 한국 시장 모두에서 엎치락뒤치락 경쟁 구도를 보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2016년 벤츠가 처음 럭셔리카 판매 1위를 탈환하여 2019년까지 선두를 지켰으나, 2021년 BMW가 다시 왕좌를 되찾아 현재까지 근소한 차이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벤츠가 7년 연속 1위를 지켰으며, 이 기간 벤츠 E-클래스는 수입차 최초 '연간 3만 대 클럽'에 드는 기록을 세우며 독주했다. 그러나 2022년 BMW가 7만3754대를 판매하며 벤츠를 제치고 왕좌를 탈환, 2024년까지 선두를 확고히 하며 양강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브랜드 철학과 아이코닉 모델의 명확한 대비

두 브랜드는 이미지와 철학 면에서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벤츠의 모토는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로, S-클래스를 통해 ABS, 에어백, 레벨 3 자율주행 등 매 세대 첨단 기술을 집대성하며 '성공과 권위의 상징'이자 럭셔리 세단의 기준을 제시해왔다. 벤츠는 안락한 승차감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며 쇼퍼드리븐(운전기사가 있는 차) 문화에 친화적이다.
반면 BMW는 "순수한 주행의 즐거움"을 앞세우며 태생부터 스포츠 드라이빙과 밀접하다. 3시리즈와 고성능 M 시리즈가 상징하듯, 민첩한 핸들링과 역동적인 주행 성능으로 '운전자의 차'로 불리며 20~40대 전문직이나 운전에 열정이 있는 소비자층에 충성도가 높다. 즉, 벤츠는 럭셔리 '명품' 브랜드, BMW는 주행 쾌감을 앞세운 '스포츠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소비자 인식이 뿌리 깊다. S-클래스나 BMW 3시리즈 모두 한국 시장 성장에 따라 성공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위기 극복과 차별화 마케팅 전략

두 브랜드의 지난 10년 경쟁사(史)에는 굵직한 분기점이 있었다. 2015년 디젤게이트 이후 양사 모두 디젤 의존도를 낮추고 전동화 전환을 가속했으며, 벤츠는 EQ 라인업, BMW는 i-시리즈 확대로 대응했다. 한국에서는 2018년 BMW 디젤 모델 화재 사태라는 중대 신뢰 위기가 있었으나, BMW는 대규모 리콜과 서비스 체계 강화, 탄력적 프로모션으로 회복탄력성을 보이며 위기를 극복했다. 반면 벤츠는 같은 시기 공식 가격 수성과 브랜드 가치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

마케팅 측면에서 BMW는 드라이빙 센터, 서킷 프로그램 등 체험 중심 전략을 고도화한 반면, 벤츠는 팝업·아트 스폰서십 등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접점 확대로 브랜드 감성을 강화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두 브랜드는 이러한 위기 극복과 마케팅 전략의 차이를 통해 오늘의 판매 구조와 소비자 인식에 분명한 흔적을 남겼다.
한국 시장 현지화와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경쟁

한국 시장은 연간 수입차 판매 25만 대 이상을 기록하는 세계 10위권 시장으로 성장하며 양사에게 전략적 요충지가 됐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한국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벤츠코리아는 E-클래스에 통풍시트 등 한국 고객 선호 옵션을 기본화하여 "옵션 고민 없는 벤츠" 이미지를 구축했고, BMW코리아는 인기 차종에 M 스포츠 패키지 등 한국형 트림을 마련해 스포티한 선호를 공략했다. 딜러망 운영 방식에서도 벤츠는 소수 정예 딜러를 통한 일관된 서비스 품질 유지에, BMW는 여러 딜러사 경쟁을 통한 판매 채널 다변화 및 혁신 유도에 중점을 두었다. 양사 모두 공식 인증 중고차 사업과 AS 네트워크 확충에도 집중했다.

전동화는 양사 모두에게 최우선 과제다. 벤츠코리아는 2022년부터 EQS, EQE 등 전기 세단·SUV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충전 인프라 제휴에도 신경 썼다. BMW코리아는 i3 출시 경험을 살려 i4, iX, i7 등 신형 전기차를 속속 들여와 고급 전기차 수요를 공략했다. 두 브랜드 모두 한국 배터리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안정성을 어필하며 기민하게 현지 정책에 대응 중이다. 또한, 양사는 CSR 활동을 통해 단순 판매 경쟁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펼쳐진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경쟁은 치열하면서도 공존적이었다. 경쟁을 통해 서로 발전하며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순환을 이루었다. 향후 자동차 산업은 전동화, 자율주행, 디지털화라는 격변기를 맞고 있다. 벤츠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략을, BMW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노이에 클라쎄'를 발표하며 미래차 시대를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쌓아온 브랜드 신뢰와 인프라 덕분에 두 브랜드가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서 경쟁과 협력을 병행하며 기술 진보를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벤츠 vs. BMW, 이 숙명의 대결은 앞으로도 프리미엄 자동차의 내일을 함께 써나갈 것이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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